김용민의 20대 포기론 2탄을 읽고
나도 이제 두손 두발 다 들었다. 적어도 이 사람보단 20대가 희망이 있는 것 같다. 사건과 상황을 바라보는 시점에 있어서 각자 고유의 해석방법이 있겠지만, 이쯤 되니 왜 386 세력들이 몇명은 국회로, 나머지는 동네 수퍼나 학원 차리는지 알겠다. 이 얼마나 편협한 시각이란 말인가. 정말 손발이 오그라 들 정도다.
이런 편협한 시각으로 20대 세대론을 이야기하는 것을 보면 참 흥미로운 생각이 드는데, 기본적으로 그들이 만든 세상에 대한 생각이다. 딴 글들처럼 '너희가 이렇게 만들었어!' 와 같은 이야기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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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사회 성숙과 시민단체의 등장, 그리고 학생회의 변화.
김대중 정권 때 가장 큰 변화를 이야기라고 한다면 나는 주저없이 시민단체가 대두되었다는 점을 꼽겠다. 기본적으로 학생들이 사회의 관심을 가지는 것도 바람직하지만, 잘못된 국가의 방향성이나, 혹은 문제점을 지적하고 해결하는 위치의 '시민단체'들이 생겨났다. 보통 학생들이 가장 열정적이고 세상 참여를 많이 하는 성향을 가지는 것도 맞다. 하지만, 정말 미안한데 지금의 20대들이란 여러분들처럼 그런 모진 핍박과 구박을 받으면서도 굳이 '학생' 차원에서 뭉쳐 세상의 오류와 부딪칠 필요가 없어졌다.
그랬다면 애초에 시민단체가 이만큼 성장하지도 못했을 것이다. 아니, 그런 친구들이 시민단체로 흡수되고 학생회에게 방향성을 제시할텐가? 이렇게 되면, 자율적 자발적이 아니라 결국 선배들에게 조종당하는 그런 학생회고 시민단체가 될테니 별로 바람직하지 않다.
결국 운동권 학생회의 대안으로 비운동권 학생회 (하는 짓은 비운동권도 뭣도 아니지만) 가 등장했는데, 그 이유를 아직도 모른다면 나는 당신에게 다시 반문하고 싶다. 단지 머리에 똥만 찬 희망없는 20대가 선동질 하는 놈들이 싫어서 비운동권이 생겨나고 이들이 학생회의 자리를 차지하게 된 것 같은가? 라고.
아니다. 기본적으로 기존의 학생회의 체제와 방향성 자체에 '문제'를 느낀 20대들이 스스로 '대안'을 만들어낸 셈이다. 물론 90년대 이후 학생회 조직이 연대 사건을 기점으로 급속도로 쇄락하지 않았다면 애초에 불가능했을 대안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변화 속에서 새로운 흐름을 찾았다. 봄엔 등투, 여름엔 농활. 이 빼다박은 듯한 일정을 위해 모든 정력을 쏟아붓던 그 학생회가 싫어서 비운동권이라는 친구들이 나왔고 실제로 몇몇 대학교에선 이들이 당선되기까진 했다.
물론 이 비운동권이라는 개념 자체가 실패라는 것은 인정한다. 대안이 아니라 보완의 성격으로 등장한 학생회였기 때문에 지금의 비운동권 학생회는 말 그대로, 정체성 없이 일만 하는 그런 존재가 되어버렸다. 대립각으로 서야할 운동권 자체가 약세가 되어버리니 더이상 '보완'해 줄 것은 없고, 그렇다고 해서 나름대로의 '아젠다'를 제시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결국 축제 하나 빵빵하게 연예인 부르고 그래서 고맙긴 하다만, 단언하건데 비운동권은 밀리고 곧 다시 운동권 학생회의 시대가 올 것이다.
왜 이렇게 단언하냐고?
간단하게 말해서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를 들어오면서 대부분의 문제는 학내에서 끝이 났지만, 이명박 정권에 들어와서는 더이상 학내의 문제와 학외의 문제를 구분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문제들은 학내에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이런 이유로 비운동권이라는 존재가 이렇게 계속 자신의 정체성을 못 찾고 축제에 연예인이나 불러대고 시험 때 간식이나 배포하는 그런 존재라면 정말 5년 내에 싸그리 전멸할거다. 보완적인 성격으로 등장한 비운동권이 보완할 '운동권'이 없으니 몰락할 수 밖에 없다. 그 틈을 다시 운동권 학생회가 매꿔줄 것이라 믿는다. 그 땐, 그러니까 운동권 학생회가 다시 학생들의 지지를 얻기 시작하면 김용민씨가 희망을 가지던 버리던 상관 없이, 20대는 길거리로 나올거다.
나올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니까. 이미 임계점을 지난 상황이기 때문이다. 어디서 많이 보던 분위기지? 그렇다. 80년대 길거리로 나갔던 민주화 항쟁의 투사들의 그것과 비슷한 이유다. 하지만 그들에 비해 상당히 치졸한 이유일 수도 있다. 등록금, 취업 문제. 이런 것들, 그 것들은 감히 민주화와 비교할 수 없는 딱 '20대'만을 위한 세대론 발현의 절정판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당신에게 자신의 권리를 위해 길거리로 나서는 20대들 아무래도 대의도, 민의도 없는 이기주의적 투쟁이겠지.
하지만, 적어도 이것 하나만은 말할 수 있다.
우리가 우리의 문제 이외의 문제로 수십만으로 뭉쳐 길거리로 나온다는 것은 사회제도와 정당, 그리고 이 국가가 더 이상 우리를 보호해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다.
이게 내가 당신에게 '당신들이 우리 같은 괴물을 만들어냈어.' 라고 말하는 이유다.
비정상적인 상황까지 가도록 내버려두는 당신들이, 이제와서, 우리들에게 '정상으로 돌려놓아라 라고 말을 해도 그것이 어떤 울림으로 우리에게 다가오겠는가. 당신들이 믿어달라며 우리에게 한표를 행사하라 했고, 20대는 노무현 정권을 만들어냈다. 그 누구든신뢰가 간다면 언제라도 다시 20대는 표를 줄 수 있고, 지지할 수 있다.
하지만 당신들은 그 표의 진실성을 신뢰하지는 않은 것 같다. 또한 지지가 급격히 꺾이고 20대들이 당신들에게 등을 돌리는 이유 조차도 아직 모르고 있는 것 같다. 그 이유는, 당신들이 멈춰있기 때문이다. 변화하지 않았고, 당신들이 만들어낸시대의 흐름에 당황했다. 그리고 이제와서 시대에 적응한 우리들에게 '희망'을 운운한다면, 이 쪽에서는 그것은 오히려 우리가 하고 싶은 말이다. 라고 말해줄 수 밖에 없다.
적어도 우리는 학생사회 내에서 '또 다른 대안'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그것은 실험이고, 실패할 것이며 예전보다 더 못한 상횡으로 만들어버릴지도 모른다. (사실상 학생회는 지금 거의 괴멸상태인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적어도 우리는 당신이 희망이 없다고 손가락질을 하는 동안에도, 몇번이고 도전하고, 넘어지고. 그리고 다시 일어나고 있다.
마음이 바뀌었다. 적어도 나는 대화가 통하고, 우리가 넘어질 때 같이 손을 잡고 일어나 다 같이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을 것이란 일말의 희망이라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럴 필요가 없을 것 같다. 우리들이 넘어지고, 우리들이 일어나겠다. 그리고 우리들이 달려나가겠다. 우리들을 20대고, 루저고, 희망이 없고, 패배주의에 쩌든 인간들이라고 마음껏 손가락질 해라.
적어도, 우리는 지금 넘어지고, 일어나고 반복하면서도 걷고 있다. 당신들처럼 서있지는 않고 있단 말이다.
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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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조바심 많은 사람아. 이제 고작 10년이다. 당신들이 성취해낸 민주주의가 완벽하게 이 사회에 녹아내리기 위해선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단 말이다. 우리는 좋든 싫든 그 포스트 민주화 시대, 그것도 그 민주화 운동 자체의 영향을 가장 덜 받은 존재들이다. 그것을 마치 지금의 20대의 문제로 치부해버리지 말란 이야기다. 우리가 지금 넘어지고 일어나는 것을 반복하지 않으면, 당신이 판돈을 거는 10대들은 우리보다 몇번이고 넘어지고 일어날 것이란 말이다.
ps2.
고작 20년 차이에 책임공방을 논하는 것도 좀 웃기지 않은가? 당신들의 시대와 우리들의 시대는 차이가 없다. 우리들이 문제라면 이미 당신들도 문제란 이야기다. 먼저 자신을 돌아봐라. 자신들이 어떤 짓을 해왔는지, 그리고 모습을 보여줬는지.
그리고 당신들이 지금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말이다.




덧글
tranGster 2009/06/13 16:57 # 답글
GG이쯤되면 '드립'이군요.
같은 과 형은 항상 쓸모없는 희망에 의존하느니 차라리 희망을 버리고 인정하는게 낫다고 했는데. 인정해야 겠습니다.
희망을 버리고 GG 대안이나 모색하는게 상책일듯. ㅜ.ㅜ
구스 2009/06/13 17:01 #
실은 그래도 자의적으로 계속 '자극하려고' 까지 생각했는데, 딱 보니까 '애초에' 포기한게 맞더군요.아오 빡쳐서. ㅜㅜ
tranGster 2009/06/13 17:10 #
왠지 신해철 해명글하고 비슷해 보이는건 저뿐만일까요^^;;;;쩝. 좀더 이러다가는 타깃이 아예 '기성세대'가 되버리겠군요. 20대 대변 정당 이런게 나와서 포풍... 아니 폭풍과 같은 인기를 끌지도 모르겠습니다^^;
구스 2009/06/13 20:47 #
정말 이렇게 반복된다면 20대를 대변하는 정당이 나와도 할 말이 없겠는데요. 그럼 표는 또 갈리고 뭐 아주 재미있게 되겠어요 ㅋㅋ
PILL 2009/06/13 17:20 # 답글
20대 전체를 포기하는 것 보다, 이 사람 한명(겸임교수)을 포기하는게 훨씬 쉬울 듯 싶네요.ㅋ
구스 2009/06/13 20:47 #
그런거 같아요. 이 사람은 더 이상 관심을 가지지 말아야겠어요.
滿月 2009/06/13 17:22 # 답글
개드립 본능에 쩌는 것 같군요. 더 이상 말을 섞지 않는 것이 최대한의 예의인것 같습니다. 개에겐 개의 일생이 있으니 저는 인간의로서의 품위를 지키기 위해 더 이상 나대지 말아야겠습니다.
구스 2009/06/13 20:50 #
개드립입니다 정말로. 이젠 꿈도 희망도 잃었습니다.
Raylene 2009/06/13 22:56 # 답글
아...이승만 대통령 멘트 보고 시원하다고 생각했는데진짜 개드립일세
구스 2009/06/14 04:01 #
그건 그거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도 이제 30대를 놓으련다.
igobeya 2009/06/14 10:13 # 답글
20대 개새끼론을 외치는 인간들 보면 한심. 합리적 개인주의자들의 행복 추구를 왜 대의랑 맞바꾸라고 강요하는가?혁명을 향해 돌진하는 청년들의 돌팔매질이 필요할 만큼 민주주의고 헌법이고 뭐고 없는 세상인가 요즘 세상이?
386 떨거지들의 아파트 집값 바람을 끼고 합법적으로 선출시킨 쥐명박을 왜 우리가 나서서 돌질해야하는가?
이런 세상을 만든것이 그들 아닌가. 김용민인지 하는 인간의 글을 읽어보니 한마디로 등신 인증이네요. 가장 근본적인 방법은 3년 동안 개기고 있다가 '선거'나 잘하는게 우선. 쯧/
igobeya 2009/06/14 10:19 # 답글
하여간 개 떨거지들의 특징은 뇌는 없고 심장만 존재. 냉정한 머리는 온데간데 없고 울컥증. 그러니 남에게 대신 투쟁하라고 푸념하면서 자신들은 자식새끼 먹여살리고 집값 챙기느라 바쁘죠. 시바 솔직히 10대들이 촛불들고 거리로 나섰을 때 저는 그들이 10대를 자랑스러워 할 일이 아니라 '죄책감'과 '부끄러움'을 가져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참 열렬히도 환영하더군요. 게다가 세대론을 들먹이며 또다시 분열을 도모하는 짓을 보십시오. 그러니 그들은 뇌가 없고 심장과 아가리만 존재하는거라고 감히 결론 지을 수 있는거죠.
구스 2009/06/14 22:31 #
저도 동일하게 느끼는 점이 그것입니다. 그들이 꿈꿨던 세상이고, 그들이 바꿔나가겠다고 했는데 어린 10대마저 촛불을 들고 길거리로 나가는 그 것이, 그들에겐 상당한 부끄러움으로 다가와야 할텐데, 10대도 나오는데 너흰 안나오니.골 때리죠. 맙소사.
오렌지샤워 2009/09/27 18:38 # 삭제 답글
전 저사람이 꼭 동네 슈퍼 앞 평상에서 막걸리 마시면서 벌개진 얼굴로 쌍욕하는 영감탱이 같았어요 ㅋㅋㅋ